조용하지만 무거운 삶, 특수직업으로서의 ‘보살’사찰이라는 공간은 일반적으로 ‘고요함’과 ‘수행’을 연상시키지만, 그 안에서 매일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삶은 의외로 고단하고 다층적이다. 특히 불교 사찰에서 ‘보살’로 불리는 여성 수행 조력자들은 신도와 스님 사이, 신앙과 현실 사이에서 매일 수많은 선택과 갈등을 겪는다. 보살이라는 직함은 단지 종교적 역할을 넘어, 사찰의 운영을 실제로 지탱하는 노동자이자, 신도들에게 영적 상담을 제공하는 반(半)전문가로서의 지위를 가진다. 이처럼 ‘보살’이라는 명칭은 신앙심 하나만으로 감당할 수 없는 특수한 책임과 감정노동을 수반하며, 특히 여성이 이 역할을 수행할 때는 성별적 편견과 종교적 위계 사이에서 복합적인 갈등이 발생한다. 본 글에서는 특수직업으로서의 사찰 보살의..